세금은 나중에 신고하지만 증거는 돈이 오간 날 남겨야 합니다



이 글은 세무 전문가 입장에서 쓰는 글이 아닙니다. 제가 사업을 하면서 “아, 이건 사장님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곤란하겠다” 싶었던 것들을 기록해 두는 글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세금 문제를 조금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세금은 신고기간에 세무사무실에 자료 보내고, 세무사님이 정리해 주시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하다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세무사는 신고를 도와줄 수는 있지만, 제가 돈을 주고받을 때 남기지 않은 증거를 나중에 대신 만들어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업하는 입장에서 가장 먼저 기록해 두고 싶은 경험칙은 이것입니다.

세금은 나중에 신고하지만, 증거는 돈이 오간 그날 남겨야 합니다.

목차

  • 그때는 아는 돈인데, 나중에는 모르는 돈이 됩니다
  • 통장에는 숫자만 남고, 이유는 남지 않습니다
  • 프리랜서에게 돈을 보낼 때 제가 챙겨야 할 것들
  • 통장 메모 한 줄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 사장님이 바로 써먹을 체크리스트

그때는 아는 돈인데, 나중에는 모르는 돈이 됩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여러 번 돈이 오갑니다.

거래처에 돈을 보내고, 직원에게 급여를 보내고, 프리랜서에게 외주비를 보내고, 회사 카드로 식사를 하고, 대표 개인카드로 회사 물건을 먼저 사기도 합니다.

그 순간에는 다 압니다.

“이건 누구에게 보낸 돈이다.”
“이건 어떤 일 때문에 쓴 돈이다.”
“이건 회사 일이다.”
“이건 나중에 정리하면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다릅니다.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신고기간이 되면 통장에는 숫자만 남습니다. 카드내역에는 가맹점 이름만 남습니다. 영수증에는 날짜와 금액만 남습니다.

그때부터 이런 일이 생깁니다.

  • 이 돈을 왜 보냈는지 다시 찾아봐야 합니다.
  • 이 식대가 누구와 먹은 것인지 기억이 흐려집니다.
  • 외주비였는지, 단순 송금이었는지 자료를 뒤져야 합니다.
  • 세무사에게 설명하려고 해도 근거가 부족합니다.

제가 느낀 것은 간단합니다.

그날 바로 남기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 다시 만들기 어렵습니다.

통장에는 숫자만 남고, 이유는 남지 않습니다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금액, 날짜, 상대방 이름 정도는 남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남지 않습니다.

왜 보냈는지.

이게 빠집니다.

세무사님도 통장만 보고는 알 수 없습니다. 세무서에서 물어봐도 통장 숫자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이 빠져나갔다고 해보겠습니다.

  • 외주비인지
  • 물품대금인지
  • 대표가 잠깐 가져간 돈인지
  • 직원에게 빌려준 돈인지
  • 거래처에 선지급한 돈인지

금액만 봐서는 모릅니다.

결국 나중에 제가 설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설명할 자료가 없으면 맞는 말도 약해집니다.

프리랜서에게 돈을 보낼 때 제가 챙겨야 할 것들

제가 특히 조심해야겠다고 느낀 부분은 프리랜서나 외주비입니다.

작은 회사는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 영상편집자, 강사 같은 분들에게 일을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그냥 돈만 보내면 나중에 정리가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에게 100만 원을 보냈다고 해보겠습니다.

나중에 보기 좋은 자료는 이런 것입니다.

  • 무슨 일을 맡겼는지 적은 계약서나 견적서
  • 카카오톡, 이메일 등 업무 요청 내용
  • 디자인 파일이나 납품 결과물
  • 계좌이체 내역
  • 3.3% 원천징수 여부
  • 원천세 신고와 지급명세서 제출 여부

이렇게 남겨두면 나중에 말이 짧아집니다.

“이 사람에게 이런 일을 맡겼고, 결과물을 받았고, 그래서 지급한 돈입니다.”

반대로 자료가 없으면 설명이 길어집니다. 설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나중에 피곤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통장 메모 한 줄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현실적으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통장 메모와 파일 이름을 잘 남기는 것입니다.

거창한 시스템이 없어도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못 합니다.

그냥 돈을 보낼 때 이렇게라도 남기면 됩니다.

  • 김OO 디자인 외주비 1차
  • OO상사 6월 자재대금
  • 박OO 강의료 3.3% 원천
  • OO식당 거래처 미팅 식대
  • 대표 일시대여금 입금
  • 직원 출장비 정산

카드 영수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식사비라면 누구와 왜 먹었는지, 출장비라면 어디에 왜 갔는지, 물품 구입이라면 회사에서 어디에 썼는지를 한 줄만 남겨도 좋습니다.

  • OO거래처 납품 미팅
  • 신입직원 면접 식사
  • 현장 방문 주차비
  • 제품 촬영용 소품 구입
  • 사무실 프린터 토너 구입

제가 사업하면서 느낀 것은, 이런 작은 메모가 나중에 저를 살려준다는 점입니다.

사장님이 바로 써먹을 체크리스트

저는 앞으로 돈이 오갈 때마다 아래 질문을 보려고 합니다. 다른 사장님들도 이 정도만 챙겨도 훨씬 덜 헷갈릴 것 같습니다.

  • 이 돈은 왜 오갔는가?
  • 누구에게 주거나 누구에게 받은 돈인가?
  •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무엇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
  • 계약서, 견적서, 거래명세서 중 하나라도 있는가?
  • 세금계산서, 계산서, 현금영수증, 카드영수증을 챙겼는가?
  • 프리랜서나 직원에게 준 돈이면 신고가 필요한지 확인했는가?
  • 통장 거래내역만 봐도 대략 무슨 돈인지 알 수 있는가?

한 줄 기록

세금은 나중에 신고하지만, 돈이 오간 이유는 그날 바로 남겨야 합니다.

저는 이걸 “세무 지식”이라기보다 “사업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지키는 기록 습관”으로 기억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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